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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3년 3월 24일 오전 2:00에 작성됨.

나를 거쳐간 오디오 기기들을 정리해 보자.

몇 달 이상 꾸준히, 가끔이라도 썼던 물건을 올리고 단기간만 청음했던 것은 제외.

전부 내돈내산, 아니면 남의 돈 내산

🙂서로이웃

IEM

Audio-technica

  • ATH-CK32
  • 고등학교 때 쓰던 이어폰 중 하나, 깔끔한 보컬과 하이햇 소리가 들렸지만 대신 저음이 아예 없는 극단적인 소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.
  • 대신 하우징 아랫부분에 덕트가 하나 있는데, 이것을 스카치 테이프나 각종 것으로 막으면 고음이 사라지지만 무지막지한 저음이 나오는 것으로 개조할 수 있다.
  • 한참 쓰다가 단선되었고, XBA-10으로 대체하였다

  • ATH-LS50
  • 동축 배치된 2DD를 사용한 오버이어형 이어폰, 강한 저음에도 불구하고 깔끔한 소리가 나온다.
  • 간단히 듣기에 상당히 괜찮은 친구
  • 뮤질랜드 DAC가 무슨 말썽을 부렸는지 왼쪽 유닛을 태워서 왼쪽 유닛의 저음 크기가 엄청나게 낮아졌다.
  • 나중에라도 신품을 하나 구해서 소장하고 싶은 모델

Moondrop (수월우)

  • Aria (구 모델)
  • 대학교 시절 알리에서 구입한 물건
  • 당시는 앵키하우스가 수월우 제품을 간보던 시기라 알리 셀러들이 그냥 팔던 때였다
  • 부드러운 저음과 자극적이지 않은 중고역대 소리가 나지만, 금속성 쉘 때문인지는 몰라도 추운 겨울에 나가면 습기가 맺혀서 밸런스가 나가버린다
  • 그리고 기본 이어팁의 높이가 작고 탄력이 없어서 정착용이 힘들다. 사제 팁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.
  • 결국 많이 쓰지는 않지만 가끔 생각날 때 들어보면 재미있는 소리가 난다.

Ultimate ears

  • UE200
  • CK32와 같이 쓰던 친구, CK32가 저음이 없고 밝은 소리가 나는 데 반해, 이 친구는 어둡고 중저음 빵빵한 소리가 난다
  • 이것도 역시 오랫동안 잘 쓰다가 단선되어서 다른 것으로 바꿨다

Samsung

  • 갤럭시 S9 번들 (EO-IG955)
  • 갤럭시 S9+를 샀을 때 이미 난 디락 플러스 mk2를 쓰고 있었고, 그래서 자주 들었던 건 아니다.
  • 당시 번들 이어폰에 2DD를 집어넣고, AKG 로고를 달아서 화제가 되었었는데, 흔히들 하만 타겟이라고 하는 대중적인 소리가 난다. 디렘 E3이 안 나왔다면 그냥 서비스센터 가서 저거 사서 쓰라는 말을 했을 것.
  • 문제는 2DD를 넣는 구조가 저래서 귀에 잘 안 꼽힌다. 잘 꼽히기만 하면 좋은 소리가 나는데, 움직이다 보면 다시 바람빠진 소리가 나는 게 문제.
  • 그래서 서랍에서 나올 일이 거의 없는 처지가 되었다.

Sonicast

  • Dirac plus mk2
  • 군복무 중에 구입한 이어폰. 처음에는 오디오테크니카의 다른 제품이나 소니 XBA-A 시리즈를 사려고 했는데, 공군 인트라넷에서 하도 추천하길래 한번 사 왔다
  • 소리 자체는 디렘 E3보다 고역대가 절제된 상대적으로 젊잖아진 튜닝. 개인적으로는 소니캐스트 물건 중에는 이게 제일 음색적으로 좋다고 생각한다.
  • 이것도 수월우 아리아와 같이 사용하다 보면 습기가 차서 튜닝이 나가버리는 문제가 있어서 몇번 교품을 거쳤었던 물건인데, 교품으로 온 친구가 기존의 스펀지 재질 필터가 아니라 메쉬로 된 필터를 장착하고 있었었다.
  • 그 다음에는 좌우편차 문제가 깨끗하게 없어졌는데, 어느 새 분실해서 찾을 수가 없게 된 불쌍한 친구

  • Direm E3
  • 자세한 리뷰는 여기에 적었다.
  • 2020년에 구입한 제품이지만 지금도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제품을 뽑자면 먼저 고르는 제품
  • 나름 본격적인 오디오 기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자극이 될 법한 중저음과 쨍쨍한 고음을 들려 주고,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간히 들릴 건 다 들리니 차츰차츰 취향에 맞는 다른 기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는 디딤돌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.
  • 단점으로는 생각보다 중저음이 과다하다고 느낄 때가 있고, 보컬 사운드가 쨍쨍한 고음이나 중저음에 묻히는 느낌이 든다.
  • 가끔 꺼내서 들어 보면 괜찮지만 메인 기기로 쓰기에는 단점이 확연한 친구.

  • Direm W1
  • 나오마자 구입한 처음 사용해 본 TWS
  • 그때까지의 TWS들은 찍먹해 보기엔 좀 가격대가 있거나, 에어팟이거나, 양쪽 유닛을 자연스럽게 바꿔가면서 쓰기 어려워서 패스했었다.
  • 처음에는 AAC 코덱이 적용되지 않아서 여러 말이 나왔지만 나중 가서 AAC 코덱이 추가된 펌웨어가 배포되었다. 로얄티나 그런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이신렬 박사 본인에게 들을 수는 있었는데 어디 가서 떠들기에는 좀 그렇고 그런 이야기.
  • QCY나 다른 메이커들과의 OEM논쟁도 있었는데, 이제 와서는 별 의미 없는 일인 것 같다.
  • TWS의 기본기인 연결성이 좀 문제가 많은 편. 블루투스 혼신이 많은 지하철이나 거리로 가면 자주 끊긴다.
  • 소리는 e3하고 비슷한데, 약간 저음이 줄고 단정해진 느낌을 받는다.
AAC 기능을 안 킨 펌웨어를 설치했을 때
AAC 기능을 킨 펌웨어를 설치했을 때

  • Direm pro SL

  • 이 친구의 튜닝을 정하고자 청음회를 했을 때 갔었던 제품. 나중에 가 보면 대충 6번 정도에서 좀 더 1번에 가깝게 튜닝을 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.
  • 소니캐스트식의 약간은 자극적인 튜닝이 안정된 것 같은 느낌의 친구다. E3도 꽤나 강렬한 친구지만 얘는 날이 좀 더 서있는 소리가 난다.
  • 그리고 원체 내부에서 돌아다니는 음압이 좀 세서 이어폰 쉘이 진동하고, 날이 서 있는 소리 때문에 생각보다 빨리 피곤해진다. 이어팁이 떨어서 귀가 간지러운 일을 방지하기 위해 아즈라 셀라스텍 팁으로 잡아주어서 일단은 해결.
  • MMCX 단자가 좀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타입이라 일부 케이블은 제대로 체결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, 케이블 쪽 단자가 생각보다 빨리 망가질 수 있다.
  • 얘와 디렘 프로 2 정도가 지금까지의 SF드라이버의 방법론의 한계점 같은 게 아닐까 싶은 물건.
  • 이 친구는 하우징을 한번 교체한 거라 속은 디렘 프로고 겉은 디렘 프로 2인 혼종같은 친구이다.
    • AS 관리가 어떻게 되고 있는 건지는 몰라도 예비 하우징 부속이 없어서 교체를 한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.
  • 그래도 실외에서 걸으면서 듣기엔 개안은 친구.

Sony

  • WF-1000XM3
  • 디렘 W1을 잊어먹고 구입한 TWS. 출시된 지 1년가까이 되는 시기에 샀기 때문에 정가보다는 훨씬 싸게 샀다.
  • 구조상 TWS 수준에서 노이즈 캔슬링이 얼마나 좋게 될지는 미지수지만, 얘는 다른 제품들보다는 부족하지 않게 차단해 주는 편이다.
  • 사운드 성향은 위에 썼던 디렘 시리즈를 얌전하게 만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은 소리가 나온다. 대중적인 튜닝이고, 어떤 곡을 듣더라도 잡치지는 않을 둥굴둥굴한 튜닝.
  • 내가 보다 나은 ANC를 원하게 될 때 퇴역하게 되지 않을까?
  • XBA-10
  • 처음으로 써 본 BA 드라이버 이어폰, 이 제품이 나오던 시절은 DD 드라이버를 쓴 거면 무조건 저가형으로 빠지고 BA를 몇 개 박는지에 따라 음질이 좋네 마네 하던 시절이었다.
  • 당시 사이렌 BA를 쓴 게 가장 저가형이고, 그 다음엔 BA 하나 쓴 물건이 십몇만원 수준으로 나왔었는데, 5만얼마 정도 되는 가격에 BA 하나 써서 나온 게 XBA-1이었고, 이 제품은 마이너 체인지 정도 되는 물건이다.
  • 그때는 측정이니 뭐니 하는 개념이 슬그머니 들어오던 시기였고, FR 그래프와 실제 제품이 어떻게 대응되는지, 어떤 타겟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들을만한지에 대한 논의가 좀 미진할 때라, 소니 이름값과 가격 보고 사는 경우가 많았을 거라 생각한다.
  • BA의 장단점을 모두 볼 수 있는 물건인데, 일단 기존에 나오던 유명한 친구들보다 해상력이 좋아서 다양한 악기가 섞인 곡에서도 이쯤 뭐가 나오는구나 느낄 수 있었다.
  • 근데 중저음, 특히 저음부부터 없다고 해도 될 정도로 밑빠진 독 사운드가 나서 베이스나 킥 같은 걸 들으면 뭔가 텅텅 빈 소리가 들린다.
  • 상위 제품이야 여러 개를 써서 어떻게 채웠지만, 나중에는 소니도 DD랑 하이브리드로 만든 걸 보면 이 시절에 BA로 자연스럽고 대역폭 좋은 친구를 만드는 건 힘든 게 아니었을까?
  • 한쪽 케이블이 단선된 채로 갖고 있기 때문에, 언제 한 번 날을 잡던 장인을 잡던 해서 케이블을 교체해 버리면 지금도 쓸 수 있을 것이다.
  • 사진을 보면 바로 알겠지만, 레진 제질로 된 쉘로 보인다. 칠한게 벗겨지면 밖에서 쓰기 좀 뭣한 물건이 된다.